『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끝없이 달려도

청아당 2009. 1. 20. 21:51

끝없이 달려도

 

살얼음을 밟으며

끝없이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면

못생긴 소나무가 산을 지키듯

곡선의 미를 자랑하며

병풍처럼 서있는 소나무들을 생각해 보아라!

그리고 빈틈없는

바람사이에서

바람을 밀치고

바위에 우뚝 서 보아라!

또다시

인천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청량산 정상에서

서해바다를 바라보아라!

바람은 언제고 분다.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바람이든

가슴을 차갑게 하는 바람이든

발끝에서 맴도는 바람은

손끝에서도 맴도는 법이다.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바람이라면

온몸으로도 잡을 수 없는 것이 바람이다.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고 싶다면

그냥 빠져나가도록 놓아두자!

굳이 잡으려 하지 말고

그렇다고 방치해두지도 말고

자연이 자연스럽게 살듯이

바람이 달릴 길을 터주며

길목에 서서

바람을 날려 보내자!

바람은 언제고 다시 찾아올 것이다.

옛 향수를 그리워하듯이

하늘을 향해 높이 오른 만큼

땅으로 내려와

낮은 자세로

과거에 불었던 것처럼 세차게 불 것이다.

 

2009120일 화요일

 

서울 남태령을 다녀와서...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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