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외줄타기 삶

청아당 2007. 12. 19. 18:01

외줄타기 삶

 

무모하리만치 어리석어 보이는 저돌적인 행동도

하늘을 감동시킬 수만 있다면

외줄타기를 허락하는 절대자의 포용력

삶이란 그런 것이다.

세상을 다 아는 성자들의 안이한 행동보다는

밑바닥을 굴러다니는 서민들의 삶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은

현학적인 지식이나 생각이 아닌

산 경험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삶은

행동으로 움직이는 것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공중에 매달린 외줄은 외롭지만

그 위를 달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외줄타기의 삶은 계속되어지고 있듯이

무엇을 위한 삶이 아니라

살아있으니까 삶이 필요할 뿐이다.

종교를 위한 삶도 있을 수 있고

과학을 위한 삶도 있을 수 있고

세속을 위한 삶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철학을 위한 삶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저마다 개성이 있는 삶이기에

그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소중한 삶인 것처럼

자신의 삶만 가장 소중하다는 편견은 버려야한다.

성자들이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자신의 삶만이 최고라고 말한데 있다.

아니 그렇게 유도한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삶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눈을 뜬 순간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인가?

살아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하루를 힘겹게 살아온 모두에게

희망찬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계속해서 살아달라는 당부의 말이 아니겠는가?

죽은 자를 위한 삶보다는

산 자의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듯이

지금도 외줄을 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하늘은 계속해서 허락하고 있지 않은가?

하늘은 성자들을 위한 삶보다는

서민들을 위한 삶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눈을 뜬다는 것은

허공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올바로 직시하는 일이다.

현실을 무시한 이상은

하나의 꿈이요 거짓이기에

땅을 밟고 서있는 자신을 뒤돌아보아야 한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고도

현실을 바라볼 수 없다면

외줄타기는 계속되어질 수밖에 없다.

삶이 외줄타기로 시작되어진다고는 하지만

그 종착점은 지상이 아니겠는가?

 

20071219일 수요일

 

지금도 외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청아당 엄 상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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