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태풍 ‘링링’의 위력

청아당 2019. 9. 7. 17:55

태풍 링링의 위력

 

201092일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상륙하여

청량산을 쑥대밭으로 만든 다음에야 조용해졌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노아의 방주처럼 생긴 배전망대 또는 인천대교전망대 위로 덮여진 지붕이

통째로 떨어져 나간 사건이다.

 

청량산 곳곳의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쑥대밭이 되었던 사건이다.

그동안 수십 년 동안 지켜보았지만 그때처럼 참담했던 청량산은 처음 보았다.

 

그 뒤로 대대적인 소나무를 솎아내는 작업을 하여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해놓은 덕분인지

이번에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더 지켜보아야할 부분이다.

 

 

낙엽으로 떨어질 잎이 아닌데 강제로 뜯어내는 바람이 있다.

 

큰 나무를 뿌리째 뽑아버리거나

가로수에 있는 푸른 잎들을 모아다

차량이 다니는 경원대로(원인재) 길 한복판에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춤을 추게 만든다.

 

분명 떨어질 잎이 아닌데

푸른 잎으로 낙엽 되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13호 중형급 태풍인 링링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비보다는 강한 바람으로 승부수를 띄운 태풍이다.

 

바람이 회오리바람처럼 빙빙 돌며 어수선하게 낙하물들을 회전시킨다.

 

틈바구니로 빠져나간 바람은

창문을 뜯어낼 정도로 들썩이며 노크하고

거기에다 비까지 조금씩 섞여 내린다.

 

초속 20m~50m 이상을 넘나들며

방파제를 유실시키고

해안가 도로를 유실시키고

산사태를 일으키고

각종 대교와 인천대교의 통행을 멈추게 하고

담벼락을 무너뜨려 사망케 하고

거대한 크레인을 떠내려가게 하고

한해의 농사를 망치는 낙과와 인명피해를 입히고

고귀한 거목들을 쓰러뜨리며 차량을 파손시키고

각종 크고 작은 피해가 전국을 강타하며

천지를 강풍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두가 보란 듯이 자신의 속살을 헤집고 다닌다.

 

바람이 해상에서 육상으로 빠져나간 뒤로도

여전히 강풍은 여풍을 남겨두고 있다.

 

아침부터 시작된 바람이 이제야 조금씩 약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여전히 간헐적으로 강풍을 동반하면서 비를 뿌리고 있다.

 

아직은 더 지켜보아야할 역대급 태풍 링링이다.

 

201997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