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독행공
<그림> 제독행공의 모습
제독행공이란 체내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일이다.
신체내부가 깨끗하다는 것은 그만큼 심안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준다는 말과 같다.
제독행공
체내에 쌓인 독소는 밖으로 내보내야한다.
단전호흡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게 얻는 것이 있다. 스스로 몸을 정화시키는 자정작용(自淨作用 ; 물이나 공기가 저절로 깨끗하게 되는 작용)이다.
자정작용은 체내에 쌓인 독소와 불순물을 밖으로 배출시킬 뿐만 아니라 막혔던 경락과 기혈을 뚫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 넣어주기도 한다. 건강의 척도로서 우선은 피가 맑아야한다. 피가 맑고 깨끗하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단전호흡을 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건강이다. 꾸준한 수련을 통해 웬만한 질병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피가 맑고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나가야한다. 제독행공(除毒行功)이란 체내에 쌓인 독을 없애는 일이다. 독을 없애기 위해서는 남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우선은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무슨 일이든지 부지런해야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찾듯이 남보다 한발 앞서가는 사고와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손에 쉽게 닿는 곳은 우리가 얻을 것이 별로 없다. 정말로 소중하고 귀한 것들은 우리 손에 쉽게 닿지 않는 곳에 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귀로 들어야한다. 귀로도 들리지 않으면 코로 냄새를 맡아야한다. 신체의 모든 감각기관으로도 찾을 수 없다면 최후의 수단을 쓰는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가장 귀하고도 소중한 영감이라는 것이 있다.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 영감을 동원해보는 것이다.
호흡을 통하여 건강을 찾거나 유지할 수 있다면 조금은 수고롭지만 정성을 쏟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유일하게 우리 신체에 영향을 끼치고 또 건강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면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다.
호흡량이 늘어나고 지식상태가 길어질수록 체내에는 생명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분출하려는 성질을 강하게 띤다. 기체는 기본적으로 위로 상승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안에서 넘치면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탈출을 시도한다. 그 와중에 체내에 쌓였던 독소물질과 불순물들이 함께 피부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온다. 제독행공은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이다. 굳이 따로 제독행공을 하지 않아도 단전호흡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수련자라면 자신도 모르게 혜택을 입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호흡량이 길어질수록 그 혜택은 크게 입는다.
제독행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나면, 몸은 샤워를 한 듯 개운해지면서 발걸음이 빨라지고,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져 산길을 오를 때, 보통사람보다 경쾌하게 오를 수가 있다. 몸이 너무 가뿐하여 하늘을 날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로 날아서는 안 된다. 몸은 가벼워 보이지만 우리에게는 날개가 없어 날고 싶어도 날 수가 없다.
호흡량이 깊어지고 수련 또한 깊어질 때 자신도 모르게 냄새로부터 민감해진다. 사람들의 냄새가 이렇게 지독하고 역겨운 지를 느끼게 된다. 평소에는 사람과 함께 부딪히며 살아왔기에 그렇게 민감하게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정작용이 절정에 다다르면 모든 냄새로부터 민감해진다. 특히 전철을 타고 출퇴근해보아라. 그 역겨움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당장에라도 전철문을 열고 내리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만큼 냄새에 민감해진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마라. 다 사람 사는 일인데 그만한 일로 사람을 멀리 할 필요는 없다. 그것도 얼마 안 있으면 내성이 길러지게 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내성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녀석이다. 아무리 힘이든 상황도 쉽게 적응을 시켜 버리는 무서운 녀석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참으로 다양하고 복잡다단하게 이루어져 있다. 어떤 한가지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몸으로 행할 수 있는 스포츠만 하더라도 다양하다. 구기 종목에서부터 태권도, 택견, 합기도, 유도, 쿵푸, 킥복싱, 특공무술, 권투, 레슬링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또한 각 종목마다 깊이 있게 들어가면 그 절정에 다다른 동작마다 나타나는 묘기는 참으로 절묘한 탄성으로 이어진다. 태권도와 합기도 각각 8단 이상 되는 분들의 동작을 살펴보면 그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임기응변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몸에 갖추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어느 한 부분에 일가를 이루면 병행해서 오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 신기에 다다른 동작들을 지켜보면 감동이 내면으로부터 솟구쳐 오른다. 이를 보면 똑같은 길을 수 없이 되돌아오는 연습을 통해 신기에 가까워진다는 사실도 알 수가 있다. 결국 반복을 통한 숙달이 전제되어야만이 모든 것으로부터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호흡을 통한 숙달이 몸에 밸 때 자정작용은 그 극에 다다른다. 신체내부가 깨끗하다는 것은 그만큼 심안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준다는 말과 같다. 자정작용이 일어나면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하여 신속하게 보다 높은 세계로 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조금씩 쌓이는 힘을 무시하지마라. 우리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게 쌓이는 조그마한 힘들이다.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정성을 다해 수련을 하라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다 여기에 기초함을 알아야 한다.
청아당 엄상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