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바위처럼
바람이 불어도
구름이 흘러가도
든든한 바위처럼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호흡은 명상의 세계를 더 깊이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명상이 잘되고 안 되고는 문제가 안 됩니다.
잘되는 날이 있으면
이상하게 그 다음날은 잘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라는 소리는
자연의 이치가 그러해서 그런 것입니다.
슬픔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듯이
삶도 그렇고
호흡수련도 그렇고
모든 것이 다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언제 그랬느냐싶게
다시 평온한 날이 옵니다.
마음을 놓는다는 것은
별개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잠시 놓는 것입니다.
어쩌면 찰나적으로 놓는지도 모릅니다.
호흡수련은 용맹정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무소의 뿔처럼 앞만 보며 달려야합니다.
뒤돌아보지 말아야합니다.
뒤돌아보는 순간 석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장흥유원지에서 수련생들에게 지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유난히 호흡량이 좋고
깨달음의 세계에 근접하려는 수련자가 있었습니다.
함께 걷다가 운동화 끈이 풀린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일행들은 먼저 앞서가는데
그 수련자는 끈을 매는 바람에 뒤쳐졌습니다.
끈을 매고 달려온 그 수련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순간을 놓치면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순간적이지만
뒤쳐짐은 토끼와 거북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2018년 4월 23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오늘 올린 詩』 > 『오늘 올린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다가 힘들면 쉬었다가듯이 (0) | 2018.04.24 |
---|---|
수련 중에 절대 삼가해야할 금기중의 금기 (0) | 2018.04.23 |
1개월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0) | 2018.04.23 |
가장 영향력을 주었던 사람들 (0) | 2018.04.22 |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0) | 2018.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