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그만 합시다!  

청아당 2016. 1. 30. 16:35
그만 합시다!

우리에게 언제 선택권이 있었던가?

하늘이 시키면 그것이 옳은 줄 알고
앞을 향해 달려왔을 뿐
삶과 죽음의 경계에 다다를 때까지
뛰고 또 뛰면서 달려오지 않았던가?

침상에서 식사를 하시는 중에
담당의사가 회진하러 왔다.

단 한마디
“그만 합시다!”
간결한 이 한마디에
의사는 미소로 답하고 있다.

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의미가 함축된 뜻이기에
하늘도 더는 간섭할 수 없는 논리이자
세상에 대한 일갈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식사시간에
의미 없는 삶에 대해
더는 논하지 말자는 뜻으로 들린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일갈로 대신하시겠는가?

하늘을 움직이는 이 한마디는
가족회의로 이어가게 하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보내드려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하지만
불효자라 들어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시 말하면
고통 속에서 헤매더라도
하늘의 뜻에 따르자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지옥 같은 하루 속에서도
“의식이 또렷하다는 것!”
이것이 결론을 이끌어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오가며
언제든
아버지! 라는 이름 석 자만 부를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그것이
현실세계이든
사후세계이든
아버지! 라는 이름 석 자만 부를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2016년 1월 28일 목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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