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바람
다리가 절뚝거려도
흔들 수 없는 것은
통증을 참아내는 바람 때문이다.
팔다리가 잘려도
걸어야할 사람은 걸어야하고
발로 걸을 수 없으면
입으로라도 걸을 수 있어야 한다.
허공에 나있는 수많은 길들이 없다면
처음부터 걸을 이유가 없겠지만
덫을 놓고 기다리고 있는 길이 있기에
한번 들여 논 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바람이 흔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바람을 움직이고 있는
절대자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참고 싶어도 참을 수 있는 고통이 있는가하면
참고 싶어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있다.
고통의 크기는 자신이 읽는 통증의 영역이기에
어떤 이는 고통이라 말하고
어떤 이는 미풍에 흔들리는 바람이라 말하고 있다.
그만큼 통증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통증 속에서도
살아남는 바람이 있어
힘겨운 삶의 울타리를
통증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2년 2월 5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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