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없듯이
바람이 한 번씩 불때마다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것으로 끝이다.
바람은 바람으로밖에 살 수 없기에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하기보다는
시간이 주는 매개체 정도로 생각하면 좋기 때문이다.
바람과 시간을 붙잡아 둘 수 없듯이
한 번씩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처음에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세계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근처라도 접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마음을 따라 잡을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손에 닿을 수 있을 정도의 그림만으로도
어느 정도 조그마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글보다는 그림이 더 인상적이어서 그렇고
그림보다는 체험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학습공간이 있기에 그렇다.
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렇지만 봄을 맞이하여 아름다운 빛의 결정체인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있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어 좋기 때문이다.
이 봄이 다 가기 전 꿈을 키워주는 청사진이 있기에
하나의 큰 몸통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진실 된 삶인 것처럼
체험학습이야말로 가장 진솔한 공간이자
우주 궁극의 의문을 풀어줄 열쇠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주어진 환경에 맞춰
조금씩 풀어나가는 맛이야말로
삶의 정점이 아니겠는가?
산다는 것은
바로 이 맛에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꺼번에 다 채워 넣지 않고
조금씩 채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기에
이보다 더 강하고
이보다 더 단단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2019년 4월 3일 수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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