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무서운 병
갑자기 늙은 딸을 꼬집는다.
보호자로 바뀐 딸이 앙칼진 목소리로 달려든다.
발로 딸을 차버린다.
왜 때리냐며
악착같이 달려든다.
애들 같으면 때리기라도 하지
한숨을 쉬어가며 하소연을 한다.
80대 어머니는 조용하게 말한다.
딸은 엄마가 나한테 잘해준 게
무엇이 있느냐며
새벽 밤공기를 울린다.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엄마는 말한다.
딸은 전화를 걸어 자신의 딸한테 오라고 한다.
도저히 옆에 있지 못하겠다며
딸한테 하소연한다.
삼대가 모였다.
할머니는 80대
딸은 60대
손녀는 40대
밤새 실랑이를 벌이며 옥신각신 한다.
손녀는
할머니한테 그런 소리를 해봐야
아무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엄마는 딸한테
딸은 자신의 딸한테
자신의 딸은 엄마한테
새벽시간을 돌려가며 말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악연이던
인연이던
인과응보든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날마다 돌아가고 있다.
가족들만 당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사람들도 똑같이 당하고 있다.
2017년 10월 14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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