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 이론서 탐독
선도이론서나 氣이론서는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이론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처지일 것이다. 그럴 때는 우선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이론서부터 탐독하여 다양한 단전호흡 수련방법에 대해 안목을 넓혀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실천 가능한 이론서를 선택하여 실습에 들어가 철저하게 수련을 행하면서 이론과 실천의 차이점에 대해 세밀하게 분석하는 습관을 길러야할 것이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주관적인 현상을 글로 표현하다보면 글이 주는 생동감이나 과장된 어법이 어느 정도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먼저 인식하고 이론서를 대한다면 종교보다 더 환상적이고 이상적인 선도세계에 대한 거품을 어느 정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은 언제나 냉혹하고 이성적이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할 것이다.
깨닫는 동안이나 깨닫고 난 후 누가 뒤에서 생활고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주어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에서 필요한 공부나 그 분야에서 원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하고 짜임새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 맹목적으로 수련에만 매달리다보면 경제적으로 무능력해져 삶 자체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게 될 위험성이 내포되어져 있어 누구를 위한 수련인지 무엇을 위한 수련인지를 망각하게 되는 경우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장기간에 걸쳐 보다 근본적인 우주 궁극의 의문을 푸는데 목적이 있지만 그보다 먼저 생활고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이중적인 목표가 주어져 있다 보니 이 둘의 경계에서 고민 아닌 고민을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수련도 중요하지만 상향적인 욕구에 의해 미래를 보다 풍부하게 살고자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꿈을 위해서라도 공부를 꾸준히 해서 수련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오는 병목현상을 제거하는데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수련생활과 사회생활을 둘 다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만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든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가장 이상적인 선도수련을 위해 산 속에 들어가 수련에만 전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힘들어도 이 둘을 병행해서 나가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현상이나 꿈은 기본적으로 환상과 이상세계에서 다루고 있기도 하다.
사람으로서 단 한시도 움직이지 않고는 살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비우라든지, 세상은 덧없는 것이니까 무슨 일을 해도 소용이 없다든지, 이 세상은 꿈이니까 잠시 꿈을 꾸는 일이라든지 등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말에 너무 현혹되어서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면 공부하는 수련자로써 올바른 자세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깨달음의 세계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살아갈 때는 현실에 맞는 사고방식과 적응방식을 길러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깨달음의 세계만 추구하다보면 현실과 이상세계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에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련자 중에는 현실과 깨달음의 세계를 구분 못하고 평생 동안 방황하는 사람을 보면 현실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반드시 가져야한다고 본다.
지금 현재 땅을 밟고 살아가고 있는 동안은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에 제3의 눈으로 바라본 영적세계만 동경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맞춰서 살아가야 할 의무를 누구보다도 수련자는 가져야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실을 떠나 뜬구름만 잡고 살 수는 없기에 비록 현실은 고단하지만 고단한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본다.
어차피 깨달음도 산전수전 다 겪어야하기 때문에 부대낌이 적은 산 속에서 깨달음을 얻은들 깊은 산 속에 있는 한 그루 나무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깨닫고 나면 그 자체로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라 뒤늦게 깨달은 한 인간일 뿐이기에 자연이 따로 융숭한 대접을 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이 언제 자신을 내세운 적이 있었던가? 깨달음 또한 마찬가지이다. 본래부터 있던 모습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해서 크게 내세우는 짓은 경계하고 또 경계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후세계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후세계에 대해 확증적인 답을 내려줄 수는 없다. 일단 사후세계는 동서양에서 그리는 모습이 다 다르고 제각각 그 역할도 다르기 때문에 사후세계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현실에서는 현실에 맞는 사고방식과 적응방식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보다 건설적인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사후세계를 아무리 말해보아도 직접 체험해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그것이 진정한 사후세계라는 것을 입증할 수 없듯이 죽어서 편히 지내려는 사후세계에 대해 너무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주어진 현실에서 충실하게 살다보면 사후세계에서도 역시 같은 이치가 적용되어져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에 드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고 입으로는 천국을 향해 말하면서 행동으로는 지옥행을 향해 움직인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세계는 늘 틈이 벌어져있기 때문에 그 틈바구니를 파고드는 것은 과장과 환상 그리고 실존하는 가상세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선도에서 말하는 축지법만 하더라도 실제로는 보통사람보다 조금 더 빠르게 걷는 쉽게 말하면 스포츠경기인 경보나 마라톤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야 과학이 발달되어 축지법이 주는 이미지를 훨씬 뛰어넘어 자동차나 비행기가 있지만 옛날에는 축지법이라는 말로 마치 자동차나 비행기 수준이나 되는 것처럼 오해하여 천리마 이상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축지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겠지만 물리적인 육체를 뛰어넘기에는 중력의 힘이 너무 강하기에 과학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다.
내면에서 바라보는 영적세계야 무한하다보니 끝없이 펼쳐진 현상에 대해 홀가분한 상태에서 말할 수 있겠지만 일단 물리적인 육체를 통해서 어떤 현상을 펼쳐 보일 때는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로 태권도, 합기도 각각 9단이 된 사람일지라도 하늘을 높이 날거나 축지법 등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무술을 보여줄 수가 없다.
이것은 물리적인 육체의 한계성에 비롯되어지고 나이를 먹다보면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동작에서 오는 유연성과 부드러움 그리고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등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파괴력이나 지구력 등에서는 젊은 무술인에 비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전호흡만 하면 만능인이 되는 것처럼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전호흡을 통해서 영적으로 성숙되어지고 정신적인 깊이와 더불어 육체적인 변화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술인처럼 무술을 잘한다든지 또는 저절로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인으로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대부분 단전호흡을 하는 사람은 무술과 만능인이 될 만한 자질을 충분히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는 하다.
단전호흡 자체가 모든 학문과 통하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만능인으로 거듭 태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단전호흡 그 자체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없다. 다 남모르는 노력과 실천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지 어느 날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오해를 통해서 환상과 이상세계를 꿈꾸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비록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일지라도 환상과 이상세계에서라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모두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고단한 현실을 뛰어넘고자 하는 욕구에서 출발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선도의 세계는 끝없이 넓고 인기 또한 멈출 줄 모르는 매력덩어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실과 이상세계에서 오는 괴리감은 극복할 줄 알아야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현실과 이상세계에 대한 괴리감을 극복하지 못하여 정신병자취급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물리적인 한계성을 인정하지 않고 끝없이 높은 곳만을 향해 달리다보면 자칫하면 건전한 출발 속에서 결말이 아름답지 못한 곳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내포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곳에서는 사람답게 살다가 가는 것이 그래도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마치 영적세계가 현실을 뛰어넘은 것처럼 존재해서는 안 된다. 현실은 어디까지나 현실 속에서 이루어져야한다.
영적세계는 무한하고 그 끝이 보이지 않지만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영적세계를 인정하는 습관이 없다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오인 받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지 현실을 바탕으로 생각하면서 살아나가야만 건전한 사상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단전호흡을 행하는 수련자라면 현실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아당 엄 상 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