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관법』/11. 내관법(內觀法) 詩

11. 내관법(內觀法) 詩

청아당 2019. 7. 9. 10:37

11. 내관법(內觀法)

 

산처럼 쌓인 좋은 글도

가슴에 머물다 사라지는 것은

내면에 들어오면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안에서는

밖에서와 같은 조건이나

화려한 장식보다는

침묵을 더 좋아하기에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데까지

들어가려고 한다.

 

고요의 극점에 이르게 하는 것은

산처럼 쌓인 좋은 글에 의해

인도되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승화된 마음가짐에 의해

우주적인 현상을 경험하고

더 이상 초월할 수 없는

내면에 이르러야만 가능하다.

 

안을 들여다보는 일은

수만 권의 책으로 보는 일이 아니라

침묵을 흔들 줄 아는

직관력과 집중력으로 이루어진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잠시라도 유지할 수 있다면

이미 내관법에 통달한 것이다.

 

내관법은 밖에서 수선스럽게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고요의 극점을 찾아들어가는 것처럼

모든 우주적인 현상들을 경험하고

그 끝에 이르러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좋은 글로 뜻을 이루려면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듯

함께 흔들리고

흔들리는 가운데 멈출 줄 알고

멈추는 가운데 움직이는 법을 배우려면

침묵 속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직관력과 집중력을 일으켜야한다.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