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를 먼저 보고 하나를 향해 나아가다보면
전체를 먼저 보고 하나를 향해 나아가다보면
데이터베이스가 아무리 방대하다해도
새로운 것은 또 새로운 것이다.
의사가 기존의 병명에 대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고 해도
연구해야할 대상은 따로 있다.
똑같은 병명으로 입원을 해도
사람마다 특성이 달라
정밀진단과 남다른 관찰력을 보이게 하듯이
호흡 또한 마찬가지다.
호흡법에 대해 방대한 자료가 이미 준비되어있지만
수련자마다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이유는
자신에게 딱 맞는 호흡법을 찾지 못해서이다.
말 그대로 참고자료로 사용될 뿐이다.
설령 찾았다 해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하는지
깃털처럼 가볍기도 하고
우주처럼 무겁기도 하여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호흡량에 따라
호흡의 질감에 따라
나아가야할 길이 서로 다르기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홀로 가는 길은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다.
지도자나 조언자가 있다면
그나마 불순물은 걸러내고
순도 있는 수련에 정진할 수 있지만
홀로 행하는 수련자는
참으로 난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똑같은 호흡법일지라도
수련자마다 개인차가 있으니
그 접근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은 간단하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다 보면
남는 건 하나밖에 없다.
그 하나를 찾기 위해
수련자들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어떤 때는
바람처럼
바위처럼
뇌성벽력처럼
우주를 다 품으며 움직이다가
결국에는 고요의 극점에 도달하게 된다.
바로 그것을 잡기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하나에서 전체로 나아가지만
나중엔 전체에서 하나로 나아가야하기에
이는 생멸의 법칙이요
이는 생존의 법칙이요
이는 깨달음의 법칙이기도 하다.
2018년 4월 1일 일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