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 흩어지지 않는다
원은 흩어지지 않는다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다던 기존의 정설을 뒤집고
빛이 빠져나올 수 있다는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내었다.
수학도 불변한 공식으로 남지는 않는다.
언제든 새로운 공식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 수학이다.
가설은 가설이지만
가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가 있고
그로인해 정설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원은 흩어지지 않는다.
이 원은 우주를 감싸고 있는 커다란 원이다.
원안에선 시․공간을 늘리거나 수축할 수 있지만
본래의 원은 찌그러뜨리거나 구부릴 수 없는 것이
道의 세계다.
마음만 먹는다면
원을 타원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원을 사각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원을 삼각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원을 각종 다양한 도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은 손대지 않아도 저절로
이 모든 현상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청명한 하늘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구름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바람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파도를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산과 계곡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태풍의 눈으로 고요의 극점을 표현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폭풍우를 휘몰아치게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지만
원은 흔든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가상의 원이자
道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절묘한 원의 세계인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이기에 그렇고
홀로 떠도는 구름이기에 그렇고
우뚝 선 산이기에 그렇다.
2018년 3월 5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