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원은 흩어지지 않는다

청아당 2018. 3. 5. 10:05

원은 흩어지지 않는다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다던 기존의 정설을 뒤집고

빛이 빠져나올 수 있다는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내었다.

 

수학도 불변한 공식으로 남지는 않는다.

 

언제든 새로운 공식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 수학이다.

 

가설은 가설이지만

가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가 있고

그로인해 정설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원은 흩어지지 않는다.

 

이 원은 우주를 감싸고 있는 커다란 원이다.

 

원안에선 시공간을 늘리거나 수축할 수 있지만

본래의 원은 찌그러뜨리거나 구부릴 수 없는 것이

의 세계다.

 

마음만 먹는다면

원을 타원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원을 사각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원을 삼각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원을 각종 다양한 도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은 손대지 않아도 저절로

이 모든 현상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청명한 하늘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구름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바람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파도를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산과 계곡을 펼쳐 보이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태풍의 눈으로 고요의 극점을 표현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고

폭풍우를 휘몰아치게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지만

원은 흔든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가상의 원이자

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절묘한 원의 세계인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이기에 그렇고

홀로 떠도는 구름이기에 그렇고

우뚝 선 산이기에 그렇다.

 

201835일 월요일

 

청아당 엄 상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