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달은 추위를 타지 않는다

청아당 2018. 1. 25. 19:21

달은 추위를 타지 않는다


추울수록 정겹게 떠있는 달이다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서 
정신을 맑게 해주는 한파

밤에  달빛은 혹한의 추위에도 
난롯불처럼 따뜻하다

청명한 가을하늘처럼 
밤인데도 하늘은 파랗고 
달빛은 더욱 교교(皎皎)하다

춤사위라도 펼치려는 듯 
달무리가 맑고 깨끗하다

가야할 길을 분명히 알고 가는 길이기에 그렇고 
넘어야할 산과 강이 많기에 그렇다

창망한 바다 위를 건너는 달이기에 그렇고 
어둠을 밝히는 달이기에 그렇다

달은 더위도 타지 않지만 
추위도 타지 않는다

 한결같은 달빛으로 
시인묵객들의 화선지에 올려져있어 
한걸음이라도 허투루 움직이지 않는다

길을 나설 때마다 
감동을 주어야하기에 그렇고 
나그네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어야 하기에 그렇다

 얼마나 묘한 발걸음인가

함부로 움직이는  같아도 
자로  듯이 움직이고 
바람이 불때마다 정감은 더욱 크게 와 닿는다

잡는다고 잡아질 달은 아니지만 
놓는다고 놓아질 달은 아니지만 
함께 호흡하며 움직이고 있기에 
몸과 마음은 
청량한 바람에 씻긴 듯이 상쾌할 수밖에 없다

2018 1 25 목요일 

청아당 엄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