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당 2017. 10. 17. 20:58

가을풍경

새벽에 일어나 
마당 쓰는 모습은 아름답다

굳이 깨끗하게 쓸지 않아도 
좋다

낙엽 떨어지는 계절에 
빗자루를 들고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아름답다.

 

멋과 낭만을 일으키는 
계절이기에 그렇고 
낙엽 한 장 놓아두는 여유가 있어 그렇다


소금강 언덕길에 놓여진 
감나무가 무르익어 
가을을 물들이고 있다

탁 트인 계곡을 앞에 두고 
약수터에서 나오는 약수가 
콸콸 쏟아진다

초가지붕 위론 고추를 말리고 있고 
정자 속엔 

시원한 막국수와 감자전이 준비되어져 있고 
방안엔 

감자옹심이와 약주가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가을은 가는 곳마다 
눈을 자극하고 
입을 자극하고 
온몸을 자극한다

걷는 곳이 시요 
서있는 곳이 문학이요 
보는 곳이 그림이다

가을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마음 또한 가볍다

풍경은 새로운 풍경을 낳고 
 풍경은 길을 따라 걷는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계절이 마무리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중용의 계절을 지나 
농염하게 익어가는 계절을 타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가는 길이 있으면 
오는 길도 있는 

바람이 스치는 가운데 
인연으로 엮인 것은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풍경은 
 자체가 아름답다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2017 10 17 화요일 

청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