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린 詩』/『오늘 올린 詩』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만난다
청아당
2017. 9. 30. 19:35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만난다
만남과 이별 속에서도
바람은 분다.
바람이 불면
만남과 이별이 이루어진다.
가라고 할 수도 없고
오라고 할 수도 없다.
이미 달려와 버린 바람이기에 그렇고
이미 달아나버린 바람이기에 그렇다.
잡는다고 잡힐 바람이 아니지만
놓는다고 달아날 바람이 아니지만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만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바람을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것과 같다.
반갑게 맞이해야할 바람이다.
이 얼마나 경건한 만남인가?
만나야할 바람을 만난다는 것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기에 그렇고
쉽게 헤어질 수 없기에 그렇다.
바람은 또 다른 바람을 만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것은 구름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은 산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은 바람이 될 수도 있다.
바람은 바람이기에 움직이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어떤 모습으로 떠나갈지
그것은 바람만이 알 수 있다.
2017년 9월 30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