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을 위로해 드리다
여동생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원장한테 전화했었느냐고 하면서 묻는다.
그래!
원장한테 문자메시지가 왔다고 전해준다.
인천가족공원 평온당에 계신 어머님께
원장이 다녀왔다고
큰 여동생한테 문자가 왔었나보다.
젊었을 때
어머님 사진을 보았다고 하면서
가슴이 많이 뭉클했다고 한다.
약속을 지킨 것이다.
한편으론 고맙게 생각한다.
그동안 가족들의 만류로 인해
직접 찾아가지 못한 채
마음만 무거웠는데
요즘 들어 갑자기 마음이 편치 못하고
왠지 어머님께서
편히 눈을 감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실은 어제
어머님의 병세를 악화시킨 원장하고
통화를 하였다.
어머님의 상황을 말씀드리며
처음 본 자식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고 말해 주었다.
첫마디가
야, 이 새끼야!
왜, 이제 왔냐!
이 말을 듣는 순간
그 고통과 불안감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나한테 욕한 번 안하신 분이다.
아마도
당신을 탈출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남동생한테는
‘내가 너한테 무엇을 잘못 했냐!’ 하시는 것이다.
막내 여동생한테는
고통을 호소하셨다.
이제 옆에서
어머님을 지켜 드릴 테니까 안심하시라며
자식들이 말하자
“그럼, 이제 됐다!”라며
비로소 안심을 하신다.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보건대
분명 좋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여동생 친구의 조언으로 시작된 불행이었다.
경찰서로 보내
CCTV로 확인도 해보았지만
특이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차량에 사각지대가 있듯이
CCTV에도 사각지대는 존재하는 법!
얼마든지 마음만 먹는다면
CCTV를 피해서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사고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남동생은 아예 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믿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CCTV는 차치하더라도
직권남용에다 직무유기로 몰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방이 두 개 있다.
처음 상담할 때
신부전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신신당부를 하였지만
너무 늦게 판단하는 바람에
병세가 더 악화되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에 면회조차 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만류했기 때문에
가족들은 병원만 믿고 기다리다
이런 상황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그랬다.
가족들의 만류로 인해
이런 모든 사실을 덮어두고 지내자니
한쪽에선
커다란 자책감과 더불어
자괴감마저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2개월이 넘어갔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어머님의 병세를 악화시킨 원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첫 마디가
그렇지 않아도
어머님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어머님한테 가셔서
위로를 해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병세가 악화된 이후로
어머님과하고
이야기한번
제대로 나눠보지 못한 채
보내드렸다고 했다.
아들인 내가 손을 대도
자지러지듯 놀라신다며
간호사, 의사,
그밖에 관련된 사람들한테
어머님 몸에 손을 댈 때는
먼저 말부터 한 후에
손을 대라고 당부 아닌 당부를 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응급실에서부터 시작하여
중환자실, 1인실 등
만나는 사람마다 당부 아닌 당부를 해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천성모병원에서 추천해준
요양병원에서조차
당부 아닌 당부를 했었다.
그런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상담한 후
원장한테 부탁하였다.
그랬더니
원장도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어머님께 용서를 빌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이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다시 한 번 부탁하였다.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오후 3시경에
업무가 끝나니 그때 들려서
어머님께 꼭 인사를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오후 2시 20분경
여동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머님 때문에
요 며칠사이
마음이 편치 못했다며
울면서 이야기를 한다.
자기 때문에
어머님이 더 빨리 돌아가셨다고 하며
자책하듯이 말하며 울음을 그칠 줄 모른다.
이제 됐다고 말하면서
원장이 어머님을 찾아뵈었으니까
이제 마음을 놓으라고 했다.
여동생하고 전화를 끊은 후
오후 6시경
남동생하고 통화를 하였다.
남동생은
부모님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모자라서 항상 걱정하는 편이다.
그런 남동생이다 보니
남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효자 중에 효자인
남동생은 하루에도 수십 번 이상
극단적인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어머님의 병세를 악화시킨 원장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하루에도 여러 번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교회에 나가서도
하나님은 용서할지 몰라도
자신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다며
회개해가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남은 가족들이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워할까 봐
참고 또 참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통화하는 중에
혹시 아직도 그러한 생각에 잠겨 있을까봐
전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일도 알려주면서
원장이 어머님한테 다녀온 이후로
조금은 위로가 된다며
그걸로 위안을 삼자고 말했다.
그랬더니
남동생은 자신도 어느 정도
잘못이 있으니까
자신이 짊어진 죄를
평생 지고 가겠다고 말한다.
세수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나
일할 때나
문득 문득
어머님이 생각나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럴 때는
세 곳을 향해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여기서 세 곳이란
병원, 요양원, 요양병원을 말한다.
세 곳 모두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흔쾌히 원장이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오늘 어머님한테도 다녀왔으니
이제 그만 나쁜 생각은 그만하자고 말하자
자신이 지은 죄니까 평생 지고 가겠다고 말한다.
그랬다.
어머님도 이제
조금은
한이 풀리셨을 것이라며
이심전심으로
어머님에 대한 마음이 편치 못했음을
서로 주고받았다.
나도
여동생도
남동생도
마음이
조금은 풀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일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풀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청아당 엄 상 호 詩
남동생은
5일 동안 40°가 넘는 열과 몸살로
많이 아팠다고 한다.
지금은
몸이 조금 좋아져서
동네주변과 시장을 혼자 산책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이제 몸이나 잘 챙기라고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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